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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나무와 차향이 어우러진, 장흥 보림사 비자나무 숲

숲으로 가서 아늑한 숲길을 걷다 보면 지친 몸과 마음이 절로 치유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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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기사입력 2020-08-03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올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때문에 정남진장흥물축제가 취소됐지만, 장흥의 여름을 제대로 경험할 만한 곳이 있다. 가지산 자락에 고즈넉이 들어선 보림사다. 절 뒤쪽에 있는 비자나무 숲으로 가서 아늑한 숲길을 걷다 보면 지친 몸과 마음이 절로 치유되는 것 같다.

 

▲ 걷기좋은 비자나무숲 산책로 


비자나무 숲에 들기 전, 보림사부터 둘러보자. 보림사는 860년(헌안왕 4)에 창건된 통일신라 시대 고찰이다. 인도 가지산의 보림사, 중국 가지산의 보림사와 함께 동양의 3보림으로 불린다. 원감국사와 각진국사 등 대선사들이 이곳에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 보림사 가는 길 


절 마당에 서서 둘러보면 가지산 봉우리들이 연꽃을 닮았다. 보림사가 연꽃 한가운데 자리 잡은 셈이다. 보림사 범종 소리가 은은하고 여운이 긴 이유도 가지산이 울림통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영남 시인은 보림사 범종 소리를 소재로 보림사 참빗이라는 시를 썼다.

 

▲ 보림사 대웅전  

 

“먼 보림사 범종 소리 속에 가지산 계곡 예쁜 솔새가 살고 그 계곡 대숲의 적막함이 있다. 9월 저녁 햇살도 비스듬하게 세운 이 범종 소리를 만날 때마다 이곳에서 참빗을 꺼내 엉클어진 내 생각을 빗곤 한다.”

 

▲ 보림사 삼층석탑    


경내에는 귀중한 유물이 많다. 장흥 보림사 남·북 삼층석탑과 석등(국보 44호),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117호), 동 승탑(보물 155호)과 서 승탑(보물 156호), 보조선사탑(보물 157호)과 보조선사탑비(보물 158호) 등이다. 남북으로 세워진 삼층석탑은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과 닮았다.

 

▲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870년(경문왕 10)에 만든 전형적인 통일신라 시대 석탑으로, 기단석부터 상륜부까지 원형이 고스란히 남은 드문 사례다. 대적광전에 모신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우리나라에 있는 철불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한국전쟁 때 피눈물을 흘렸다는데, 이는 비가 온 뒤 흘러내린 쇳물이 와전된 것이라고 한다.

 

▲ 울창한 보림사 비자나무숲    

 

불상 왼팔 뒷면에 858년(헌안왕 2) 김수종이 왕의 허락을 받아 불상을 조성했다는 명문이 있다. 이 명문은 신라 시대에 지방 유지가 개인 재산으로 불상을 조성할 만큼 불교가 전국적으로 퍼졌음을 보여준다. 당시 쇠 2500근이 들어갔다고 전해진다.

 

▲ 숲에는 산림욕 데크도 마련되어 있다


이제 보림사 뒤쪽 울창한 비자나무 숲으로 가보자. 수령 300년이 넘은 비자나무 5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참나무와 단풍나무, 소나무도 많이 자란다. 이 숲은 1982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됐고, 2009년 산림청과 (사)생명의숲, 유한킴벌리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숲 장려상을 받았다.

 

▲ 비자나무숲에 들어선 차밭    

 

비자나무는 회색이 약간 도는 갈색 껍질을 두르고 있으며, 목재 질이 좋아 바둑판이나 가구로 쓰인다. 열매의 기름은 기침을 멎게 하고 배변에도 좋다. 비자나무 숲 사이로 시냇물처럼 산책로가 나 있다. 숲이 깊고 깊어 한여름 거센 햇빛 한 올도 침범하지 못한다. 다소곳한 길을 따라 걷노라면 몸도 마음도 초록으로 물드는 것 같다.

 

▲ 비자나무숲의 야생찻잎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숲 내음이 가슴에 들어찬다. 숲 곳곳에는 의자와 삼림욕대도 마련됐다. 산책로는 경사가 급하지 않아 누구나 걷기 쉽고,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충분하다. 기분 좋은 산책을 즐기기에 딱 좋은 길이다. 비자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나무 사이사이 잡풀이 무성한데, 자세히 보면 야생 차밭이다. 그래서 이 길을 청태전 티로드라고 부른다. 청태전(靑苔錢)은 푸른 이끼가 낀 동전 모양 차라는 뜻으로, 가운데 구멍을 뚫어 엽전을 닮았다.

 

▲ 청태전으로 우려낸 차    

 

1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발효차로, 삼국시대부터 근세까지 장흥을 비롯한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야생 찻잎을 따서 가마솥에 덖고 절구에 빻은 뒤 엽전 모양으로 빚어 발효한다. 보통 발효 기간은 1년을 거치지만, 3년 정도 발효해야 제대로 된 차 맛을 즐길 수 있다.

 

▲ 청태전 티로드에서 본 보림사    


색은 파래와 비슷하고, 맛이 순하고 부드럽다. 우려먹기보다 끓여 먹는 것이 좋으며, 끓는 물 1ℓ에 8~10g짜리 차 한 덩이를 넣고 10분 정도 더 끓인다. 장흥 사람들은 배앓이를 하거나 고뿔(감기)에 걸리면 청태전을 달여 마셨다고 한다. 숙취 해소 효과도 뛰어나다. 장흥다원이나 평화다원에 가면 청태전을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다.

 

▲ 보림사 약수 


청태전 티로드를 한 바퀴 돌아 나오면 다시 보림사다. 땀도 흘렸으니 시원한 약수를 맛보자. 대웅보전 앞에 오래된 약수가 있다. 약수터 샘 안에 물고기가 몇 마리 보인다. 마실 수 있는 물로 맛이 상쾌하다. 한국자연환경보전협회가 한국의 명수로 지정했다. 수량이 일정하고, 비자림과 차밭의 자양분이 스며들어 미네랄도 풍부하다.

 

▲ 해동사


장동면 만년리에 있는 해동사는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국내 유일한 사당이다. 1955년 장흥에 살던 죽산 안씨 안홍천이 순흥 안씨인 안 의사의 후손이 국내에 없어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이승만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지었다고 한다. 사당 안에 안중근 위패와 영정, 친필 유묵 복사본이 있다.

 

▲ 해동명월 휘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필이다

 

정남진전망대 앞에 안중근 의사 동상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의사의 손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중국 하얼빈(哈爾濱) 방향을 가리킨 것이라고 한다. 장흥군은 70억원을 들여 역사공원과 기념관, 체험 교육 시설 등을 갖춘 메모리얼 파크를 건립 중이다.

 

▲ 장흥의 여름 별미 갯장어 샤브샤브  


장흥 대표 음식으로 키조개 관자와 표고버섯, 한우가 어우러진 장흥삼합을 꼽지만, 여름에는 갯장어샤부샤부가 맛있다. 장어 뼈와 대추, 엄나무 등을 넣고 된장을 살짝 풀어 끓인 육수에 칼집을 낸 갯장어 토막을 데쳐 샤부샤부로 즐긴다. 생양파에 싸 먹으면 장어의 기름진 맛과 양파의 알싸한 맛이 잘 어울리고, 씹는 맛도 좋다. 회진면 노력도 쪽에 갯장어를 잡는 배가 5척 있다고 한다.

 

▲ 살짝 익혀 먹는 갯장어 샤브샤브 


된장물회도 여름철 별미다. 고추장 대신 된장을 풀어 만든 국물이 포인트. 깔따구(농어 새끼의 방언) 같은 잡어에 신 김치와 열무김치를 썰어 올리고, 된장을 푼 국물에 시원하게 말아 먹는다. 청양고추의 칼칼한 맛과 된장의 구수한 맛이 그만이다.

 

▲ 된장물회(장흥) 

 

○ 당일여행 : 보림사 비자나무 숲(청태전 티로드)→장흥다원

 

○ 1박 2일 여행 : 첫날_보림사 비자나무 숲(청태전 티로드)→장흥다원 / 둘째날_해동사→정남진장흥토요시장


○ 관련 웹 사이트 : 장흥문화관광 www.jangheung.go.kr/tour /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 주변 볼거리 : 유치자연휴양림, 천관산문학공원, 남포마을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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