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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년 만에 선보이는 왕의 목관을 볼수있는 국립익산박물관

연못가에 앉아 바라보면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는 옛 절터가 무한 상상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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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기사입력 2020-05-29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봄날 익산 미륵사지(사적 150호)는 기분 좋게 나른하다. 연못가에 앉아 바라보면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는 옛 절터가 무한 상상을 부른다. 그 터의 이야기가 좀 더 궁금할 때는 서쪽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긴다. 지난 1월 미륵사지 옆에 국립익산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 연못 쪽에서 바라본 미륵사지석탑과 당간지주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해온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이 국립익산박물관으로 승격했다. 본관 전시동은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 건물 옆에 새로이 지었다.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은 국립익산박물관 어린이박물관으로 변모 중이다.

 

▲ 3개의 탑과 3개의 금당을 갖춘 미륵사 재현 모형 


국립익산박물관은 지상 1층, 지하 2층 규모의 유적 밀착형 박물관이다. 미륵사지 경관을 해치지 않고 몸을 낮춰 지하로 스몄다. 그 특징은 진입로에서 잘 드러난다. 지하 1층 진입로로 들어설 때 마치 미륵사지 땅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 103년만에 공개된 쌍릉 대왕릉의 나무널2 


전시물은 미륵사지를 비롯해 왕궁리 유적(사적 408호)과 쌍릉(사적 87호) 등 익산 지역 백제 문화 전반을 아우른다. 백제 고도 익산을 대표하는 유물 약 3만 점을 소장하고, 그중 국보와 보물 등 11점 등 3000여 점을 전시한다. 처음 공개하는 유물도 있다. 쌍릉 대왕릉 목관(나무널)은 무려 10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 미륵사의 기원을 설명하는 사리봉영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보물 1991호)의 공양품을 감싼 것으로 추정하는 비단 직물과 금실도 처음 공개한다. 익산 제석사지(사적 405호)에서 나온 흙으로 빚은 승려상 머리도 관심거리다. 전시실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나뉜다. 로비 중심에 목탑 모형이 눈길을 끈다.

▲ 미륵사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영상 


미륵사는 미륵불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지상에서 세 번 설법한다는 미륵 신앙을 담은 3원(院) 구조다. 금당과 탑이 세 쌍을 이뤄 자리 잡고 있었다 전한다. 로비의 목탑은 그 가운데 중앙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상설전시실은 익산백제실, 미륵사지실, 역사문화실로 구성된다. 익산백제실은 왕궁리 유적 축소 모형이 중앙을 차지한다.

▲ 상설전시실의 익산백제실 왕궁리유적 모형 


주변으로 백제 수도나 왕궁이었음을 의미하는 수부(首府)가 새겨진 기와, 왕궁리 유적 공방과 화장실 등의 유물을 전시한다. 그동안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전시해온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국보 123호)도 국립익산박물관으로 옮겨 왔다. 금제 사리상자와 유리제 사리병(국보 123호), 왕궁리 오층석탑 도금은제 금강경판 등을 눈여겨볼 일이다.

 

▲ 역사문화실에 전시 중인 고려시대 순금제 불상좌상 


미륵사지실로 넘어가기 전에 쌍릉 가운데 대왕릉에서 나온 나무널이 압도한다. 일제강점기인 1917년에 발굴된 나무널은 형체가 일부 남았을 뿐이지만, 약 1400년을 견뎌온 유물이라 그 자체로 압도적이다. 대왕릉은 백제 무왕의 무덤으로 추정한다.

 

▲ 왕궁리 오층석탑의 유리제 사리병과 금제 사리 내함 


미륵사지실은 사리장엄구 유물이 주를 이룬다. 미륵사는 지난 2009년 창건 목적과 석탑 건립 연대 등을 기록한 금제사리봉영기와 사리장엄구가 발견되면서 창건에 관한 비밀이 베일을 벗었다. 사리엄장구는 외호와 내호, 유리제 사리병으로 삼중 구조다.

▲ 왕궁리 오층석탑에서 나온 도금은제 금강경판 재현품


내호는 익산백제실 입구에, 외호와 유리제 사리병, 사리엄장구 안에 있던 구슬과 유리판, 진주, 금박 등 공양품은 미륵사지실에 전시한다. 안치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이나 사리장엄 모형 등이 입체적인 관람을 돕는다. 학예사의 말을 빌리면 유리제 사리병은 “두께가 얇아 손상 위험이 커서 조만간 재현품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 미륵사지석탑의 금제 외호와 공양품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을 짓는 과정은 영상으로 재현한다. 땅을 다질 때 층별로 석재를 쌓고 탑을 만드는 순서가 상세하다. 미륵사지 석탑을 포함한 미륵사는 축소 모형으로 보여준다. 머릿속으로 그리던 절터의 의문이 풀린다. 역사문화실은 익산 문화권 전체를 다룬다. 금동 관모과 금동 신발에서 청동기, 토기 등 삼국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 제석사지 소조 승려상


3월 29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관 기념 특별전 사리장엄 : 탑 속 또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 국보와 보물을 포함한 사리장엄 15구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회다. 전시실을 모두 돌아본 뒤에는 다시 미륵사지로 이동한다. 처음에 빈 땅처럼 보이던 절터가 더는 황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 지하로 들어가는 박물관 진입로 

 

서쪽에 있는 미륵사지 석탑이 미완처럼 느껴지지 않으며, 그 옛날 목탑과 금당이 봄날 아지랑이처럼 금세 솟아오를 것만 같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주말 오후 7시, 4~10월 토요일 오후 9시) 문을 연다.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은 쉬며, 관람료와 주차료는 무료다.

 

▲ 어제와 오늘의 시간이 한몸을 이룬 미륵사지석탑 


○ 당일여행 : 역사여행코스_국립익산박물관→익산 미륵사지→익산 고도리 석불입상→익산 왕궁리 유적 / 체험여행코스_국립익산박물관→익산 미륵사지→교도소세트장→익산보석박물관

 

○ 1박 2일 여행 : 첫날_국립익산박물관→익산 미륵사지→익산 고도리 석불입상→익산 왕궁리 유적 / 둘째날_고스락→교도소세트장→익산 함라마을 옛 담장(함라한옥마을)


○ 관련 웹 사이트 : 국립익산박물관 https://iksan.museum.go.kr

 

○ 주변 볼거리 : 익산 미륵산성, 익산 쌍릉, 두동교회 구본당, 익산 나바위성당, 익산근대역사관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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