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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떠나는 여행길, 팔공산 북쪽 작은 마을 군위 화본역

대구 최북단에 자리한 군위는 인구 2만 3000여 명의 군소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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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기사입력 2024-01-29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대구 최북단에 자리한 군위는 인구 2만 3000여 명의 군소 도시다. 본래 행정구역상 경북 군위군이었으나,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유치하면서 2023년 7월 1일부터 대구광역시로 편입됐다.

 

▲ 실제 역이라기보다 드라마 세트장 같은 인상을 주는 화본역   

 

군위가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수식되는 까닭은 고려 시대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 스님이 말년에 군위 인각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삼국유사군위휴게소는 1960~1970년대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이색 휴게 공간으로 유명하다.

 

▲ 최근 복고풍 감성을 자극하는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는 군위    

 

레트로(retro)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유행 요소’를 가리키며, 복고풍 혹은 복고주의라고도 한다. 동시대 사람에게는 추억을, 현시대 사람에게는 흥미를 준다는 면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레트로가 패션에 이어 여행 콘셉트로 인기를 끄는 가운데, 최근 군위가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다. 화본역과 ‘엄마아빠어렸을적에’가 그 중심에 있다.

 

▲ 화본역은 1938년 2월 중앙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군위에서 유일하게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다     

 

화본역은 1938년 2월 중앙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군위에서 유일하게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다. 일제강점기에 건축한 역사(驛舍)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에 실제 역이라기보다 드라마 세트장 같은 인상을 준다. 이를 증명하듯 화본역은 ‘네티즌이 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에 이름을 올렸고, 영화〈리틀 포레스트〉와 예능 프로그램〈해피선데이―1박 2일〉손현주의 간이역〉에도 등장했다.

 

▲ 화본역은 ‘네티즌이 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에 이름을 올렸다    

 

화본역은 실제 역이지만 관광 명소답게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높이 25m, 지름 4m 급수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급수탑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1930년대 말, 열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했다.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서 꼭대기를 쳐다보면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다. 급수탑 내부 벽면에 ‘석탄 절약’ ‘석탄 정돈’ 등 낙서가 두서없이 새겨졌는데, 건축 당시 인부들이 남긴 것으로 추측한다.

 

▲ 화본역 급수탑은 1930년대 말 증기기관차 운행 시절 열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됐다

 

역 앞 광장에는 박해수 시인의 ‘화본역’ 시비가 있으며, 역사 왼쪽에는 폐차한 새마을호 동차를 활용한 레일카페(주말·공휴일 운영)가 자리한다. 화본역 이용 시간은 11~2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연중무휴), 구내 입장료는 만 6세 이상 1000원이다. 한편 화본역에 열차가 드나드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1954년 4월 개교해 2009년 3월 폐교한 옛 산성중학교 건물을 활용해 1960~1970년대의 화본마을 생활상을 전시한 농촌 문화 체험장이다.    

 

2024년 12월 중앙선 복선 전철화 공사가 완료되고 철로가 이설되면 화본역은 폐역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의 기능은 의흥면에 설치하는 군위역으로 이전된다. 화본역 열차 여행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서두르자.

 

▲ 엄마아빠어렸을적에 에 재현된 추억의 교실

 

또 다른 복고 감성 여행 명소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화본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1954년 4월 개교해 2009년 3월 폐교한 옛 산성중학교 건물을 활용해 1960~1970년대 화본마을 생활상을 전시한 농촌 문화 체험장이다. 교실에 있는 칠판과 책상, 오르간, 학습 게시판, 난로 등이 4050 세대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문방구와 만화방, 이발소, 구멍가게, 연탄 가게, 사진관, 전파상 등도 그대로 재현했다.

 

▲ 학창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엄마아빠어렸을적에'의 전시물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며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즐길 거리 역시 다양하다. 옛날 교복 입기와 사륜 자전거 타기, 추억의 도시락과 달고나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하다. 석고 공예, 야생화 체험, 원예 치유, 꽃차와 쿠키 만들기는 언제 배워도 재미있고 유익하다. 화본 지역 농산물도 판매한다.

 

▲ '엄마아빠어렸을적에'에서 진행하는 옛날 교복 입기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가족 여행지답게 미취학 아동이 즐길 수 있는 에어바운스, 꼬마기차도 운영한다. 이용 시간은 11~2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연중무휴), 입장료는 중학생~어른 3000원, 만 3세~초등학생 2500원이다. 일부 체험 프로그램은 유료이며 토·일·공휴일에만 예약제로 운영하니 미리 확인하자.

 

▲ '엄마아빠어렸을적에'에서 전시하는 1960~1970년대의 화본마을 생활상

 

부계면 남산리에 자리한 군위 아미타여래삼존석굴(국보)은 통일신라 초기 팔공산 북쪽 암벽에 형성된 화강석 동굴에 만든 사원이다. 석굴의 전체 높이는 4m를 조금 웃돌며, 내부의 본존불을 비롯해 좌우 보살상은 높이 2~3m다. 원형 석굴 입구가 동남쪽을 향해 빛이 잘 든다.

 

▲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엄마아빠어렸을적에'의 전시물

 

그 외형을 보면 자연스럽게 경주 석굴암 석굴(국보)이 떠오르는데, 아미타여래삼존석굴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석굴이고 경주 석굴암 석굴은 인공적으로 창건한 점이 다르다. 조성 연대도 아미타여래삼존석굴이 100여 년 앞선 것으로 알려진다.

 

▲ 아미타여래삼존석굴(국보)은 팔공산 북쪽 암벽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화강석 동굴에 만든 사원이다.   

 

아미타여래삼존석굴과 함께 팔공산 북동쪽에 자리한 한밤마을은 가옥이 대부분 전통 한옥 구조다. 과거 부림 홍씨 집성촌으로, 이 가문의 종택인 군위 남천고택(대구민속문화재)이 오늘날까지 마을에 남아 있다. 본래 한밤은 한자로 ‘대야(大夜)’였으나 부림 홍씨의 시조 홍란이 밤 야(夜)를 밤 율(栗)로 고쳐 현재 ‘대율(大栗)’로 전해진다.

 

▲ 한밤마을의 상징인 돌담을 떠올리게 하는 입구의 외형이 인상적이다     

 

마을에는 군위 대율리 석조여래입상(보물)이 있으며, 석조여래입상을 지나면 총 길이 6.5km에 이르는 돌담이 펼쳐진다. 1930년경 큰 홍수 때 마을에 떠내려온 돌로 축조했다고 전해지며, 잘 다듬은 벽돌과 달리 자연스러운 투박함이 인상적이다.

 

▲ 한밤마을 돌담길은 ‘내륙의 제주도’로 통하는 아름다운 자연 돌담길이다.    

 

군위 여행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를 빠뜨릴 수 없다. 자연 속에서 보내는 일상의 소박한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 감성 영화로, 배우 김태리와 류준열 등이 출연했다. 우보면 미성리에 있는 촬영지는 김태리가 연기한 주인공 혜원의 집이다.

 

▲ 군위의 관광 명소로 우보면 미성리에 위치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길동교를 건넌 뒤 구천을 끼고 200m 정도 걷다 보면 혜원의 집에 도착한다. 집 안에 들어가 촬영 당시 사용한 소품을 관람하고, 혜원이 타고 다닌 자전거도 빌려 탈 수 있다.

 

▲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내부

 

○ 당일여행 : 화본역→엄마아빠어렸을적에→군위 아미타여래삼존석굴→한밤마을

 

○ 1박 2일 여행 : 첫날_화본역→엄마아빠어렸을적에→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 둘째날_군위 아미타여래삼존석굴→한밤마을

 

○ 관련 웹 사이트

 - 군위군 문화·관광 www.gunwi.go.kr/tour/main.do

 - 화본마을 http://화본마을.com

 

○ 문의

 - 군위군청 관광진흥팀 054-380-6916

 - 화본역 1544-7788

 - 엄마아빠어렸을적에 054-382-3361

 

○ 주변 볼거리 : 삼국유사테마파크, 인각사, 사유원, 팔공산하늘정원, 화산산성, 동산계곡, 장곡자연휴양림, 일연공원, 김수환추기경생가, 사라온이야기마을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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