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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때나 갈수 없는 지리산 칠선계곡 트레킹

일곱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고 붙은 이름 칠선(七仙)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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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기사입력 2019-09-14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지리산 칠선계곡은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 으로 불린다. 굳이 3대를 들먹이지 않아도 손꼽아 자랑할 만한 지리산의 비경이다. 일곱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고 붙은 이름 칠선(七仙) 이 괜스럽지 않다. 더구나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 계곡을 넘나드는 철선계곡 탐방로  


1년에 4개월(5~6월, 9~10월) 동안 월요일과 토요일에 탐방 예약·가이드제로 운영한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자연 휴식년제로 아예 출입을 막았다. 다행히 2008년부터 국립공원 최초로 탐방 예약·가이드제를 시행해, 이따금 낯빛을 드러내며 사람에게 적응하고 있다.

▲ 계곡 바위를 넘나드는 칠선계곡 탐방로  


칠선계곡 탐방은 크게 두 코스로 나뉜다. 월요일 올라가기 코스는 오전 7시(탐방객은 30분 전 도착) 추성주차장에서 출발해 칠선계곡 삼층폭포를 지나 천왕봉(1915m)에 오른다. 편도 9.7km로 8시간 정도 걸리며, 산행 숙련자에게 추천한다.

▲ 계곡 벼랑 끝에 핀 바위채송화  


토요일 되돌아오기 코스는 오전 8시(탐방객은 30분 전 도착) 추성주차장에서 출발해 삼층폭포까지 갔다가 추성주차장으로 돌아온다. 왕복 13km로 약 7시간이 걸리며,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에 나서는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천왕봉에 오르지 못하는 게 아쉬워도 칠선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 너럭바위를 넘나드는 삼층폭포    


두 코스 모두 마천면 추성주차장에서 출발하자마자 15분 정도 깔딱고개 를 걷는다. 초반부터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지만, 고개를 넘으면 두지동마을쉼터에서 잠깐 쉰다. 두지는 뒤주를 뜻한다. 가야 구형왕이 군량미를 둔 곳이라 그리 부른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 두지동 지나 칠선계곡으로 들어서는 길의 칠선교  


칠선계곡은 칠선교를 건너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선녀탕에서 비선담까지 칠선계곡의 전설이 어린 장소다. 물이 맑고 깨끗해 일곱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는데, 곰 한 마리가 선녀 옷을 훔쳐 바위 틈새 나뭇가지에 걸어놓았다. 그런데 나뭇가지가 아니라 사향노루의 뿔이었다.

▲ 마폭포 전경_지리산국립공원    


사향노루는 선녀에게 옷을 돌려줘 계곡에 살게 되었고, 곰은 쫓겨났다 한다(하지만 전설과 달리 사향노루는 뿔이 없다). 선녀와 옥녀가 같은 말이고 보면 탕의 경계는 의미가 없다. 어디서든 옥빛 물길은 선경 그 자체다. 옥녀탕을 지나면 곧 비선담통제소다.

▲ 비선담 가는 길 풍경  


여기까지 상시 개방 구간으로 누구나, 언제든 올 수 있다. 하지만 그 경계 너머는 탐방 예약을 한 사람만 들어설 수 있다. 투박한 산길을 지나고 밧줄에 의지해 바위를 넘나들고, 산죽 밭 좁은 길을 헤치며 천왕봉까지 걷는다. 가쁜 숨을 헉헉대면서도 와~ 하는 탄성이 끊이지 않는다.

 

▲ 선녀탕에서 본 옥녀탕 계곡 풍경  


첫 번째 폭포는 치마폭포다. 수량이 많은 날에는 치맛자락처럼 넓게 떨어진다. 탐방 코스에 나오는 공식 폭포는 아니고 탐방 가이드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그에 앞서는 계곡 쪽으로 큰 바위가 눈길을 끈다. 청춘들이 바위 아래 작은 구멍에서 사랑을 속삭였다고 청춘홀 이다. 칠선계곡은 이처럼 이름 붙이고 싶은 풍경이 많다.

▲ 치마폭포  


물론 이름난 풍경도 제몫을 한다. 대륙폭포는 탐방 가이드 없이 찾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바위에 걸쳐 두세 번 방향을 꺾은 뒤 바닥에 닿는데, 웅장하고 경쾌하다. 탐방 가이드의 말을 빌리면 대륙산악회가 찾아내서 대륙폭포다. 계곡에서 숲 사이로 바라볼 때 한층 더 그림 같다. 삼층폭포도 빼놓을 수 없다.

▲ 칠선계곡 탐방 첫번째 쉼터 두지동쉼터  


수십 m에 이르는 바위 사이를 흘러 3층으로 떨어진다. 그 곁을 오르며 폭포를 감상한다. 삼층폭포는 되돌아오기 코스와 올라가기 코스의 분기점이다. 토요일 되돌아오기 코스는 삼층폭포를 반환점 삼아 추성주차장으로 돌아간다. 월요일 올라가기 코스는 마폭포를 지나 천왕봉까지 오른다.

▲ 지리산 천왕봉_지리산국립공원    


천왕봉에 오를 때는 경사가 60°가 넘는 고난도 구간을 지난다. 천상을 기대케 하는 천국의계단 에 오르며 다시 한 번 가쁜 숨이 깔딱댄다. 하지만 천왕봉 정상에 서면 온갖 시름이 말끔히 사라진다. 탐방 가이드는 천왕봉까지 동행하고, 그다음은 자유 산행이다.

▲ 칠선계곡만이 아니라 산죽의 숲을 걷기도 한다    


천왕봉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일출이 압권이다. 장터목대피소에서 하룻밤 묵고 일출 산행으로 한 번 더 오르기를 권한다. 서둘러 떠나기에는 너무 아까운 풍경이다. 대피소는 예약이 필수다. 탐방 예약은 두 코스 모두 15일 전부터, 1인당 4명까지 신청 가능하다.

▲ 이끼바위는 멋스럽지만 유의해야 할 구간    


탐방로에 이끼 낀 바위가 많아, 미끄럼 방지 등산화가 필수다. 국립공원 측은 여행자보험 가입을 권고한다. 점심과 생수, 간식 등은 직접 준비해야 한다. 계곡물도 식수 역할을 한다.

 

▲ 칠선폭포 전경    

 

○ 당일여행 : 칠선계곡 되돌아오기 코스 : 추성주차장→비선담통제소→삼층폭포→추성주차장

 

○ 1박 2일 여행 : 첫날_추성주차장→비선담통제소→삼층폭포→천왕봉→장터목대피소 / 둘째날_장터목대피소→천왕봉(일출)→소지봉→백무동탐방지원센터

 

○ 관련 웹 사이트

 - 지리산국립공원 http://jiri.knps.or.kr

 - 국립공원공단 예약통합시스템 http://reservation.knps.or.kr

 

○ 주변 볼거리 : 오도재, 함양상림, 지리산자연휴양림, 벽송사, 서암정사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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